📝 재능이란 무엇인가?

재능에 대한 흔한 오해

네이버 웹툰 '닥터 프로스트'를 연재한 것으로 유명한 이종범 작가는 심리학과를 전공했으나 어린 시절부터 만화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림이나 스토리 연출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 보니 자신의 재능에 대한 고민이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습니다. 그의 생각을 바꾼 것은 ‘포커 플레이어’의 비유였습니다.

포커 플레이어들은 딜러가 카드를 나눠주면 가장 먼저 패를 확인한 후, 그 카드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재능에 대해 생각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카드’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최고의 패가 아닐 것 같다는 이유로 게임을 포기합니다. 

자신의 패를 활용하다 – 술을 잘 마시는 재능?

이종범 작가가 발견한 자신의 재능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술을 잘 마시는 능력’이 자신의 강점임을 깨달았습니다. 얼핏 듣기에는 만화가가 되는 것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능력이었지만,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 능력을 활용해 웹툰 소재와 관련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투자의 여왕’이라는 그의 데뷔작이었습니다. 그림, 스토리, 연출 모든 면에서 부족했던 초기에도 그는 자신의 패를 믿고 게임에 뛰어들었고 이후 심리학이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린 작품 ‘닥터 프로스트’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

이종범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프로 만화가 중에서도 만화가가 되기 위해 어떤 재능이 필요한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만 재능을 논하죠."

"그래서 저는 누군가 '예체능 분야는 재능이 중요하지 않나요?' 라고 물으면, '워낙 높은 매몰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인데, 제가 그 이상의 가치를 회수할 수 있을까요?' 라는 말로 들립니다."

만화가라는 특정한 직업을 갖는 것은 재능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최고 인기 작가'가 되는 것은 재능이 필요한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재능을 논해야 하는 부분은 우리의 생각보다 뒤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감상

아이가 글을 쓰면 부모는 "우리 아이가 작가가 되려나?" 하고 기대하고, 공을 가지고 놀면 "운동선수가 되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이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기대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 반드시 평생의 직업으로 이어져야만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로 인해 정해진 길 외의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게 되었고,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이것이 직업으로 가능한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잘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결국 시도 해봐야 아는 것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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